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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의 러시아 모스크바 리포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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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의 최대 고민은 무엇일까?
2009/04/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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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조회 2462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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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최대 화두는 실업 문제입니다. 잘 나가던 시절 러시아의 최대 골치는 인플레였지요. 최근 러시아 분위기입니다.
러시아의 4월은 여전히 눈이 내립니다. 겨우내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눈이 그만 내릴 법 한데도.
작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뒤부터 러시아 경제는 급속히 악화됐지요. 지난 2월 19일 달러당 루블 환율이 36.42를 기록하며 루블화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나돌았던 국가부도설은 국제유가 상승(러시아 유가 지표인 우랄산 원유 50달러 이상)으로 진정됐지만 지금은 실업률과의 전쟁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나 난항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경제난이 실업자 증가로 이어져 이혼 등 가족 해체와 더불어 거리 청소년을 양산하는 현상으로 비화할지 몰라 긴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방의 실업자들이 모스크바 등 대도시로 몰릴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리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내무부 관계자는 대도시 순찰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어느 날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대처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상당한 위기 위식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음은 모스크바의 실업과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당해야 하는 고통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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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복합공장 경영난 실직자 수만명 양산
노동허가 쿼터 축소 등 외국인들 취업 제한
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가 야로슬라블 역(驛). '카페'로 불리는 간이식당 앞 탁자 위에 한 승객이 커피를 반쯤 남기고 자리를 뜨자 허름한 옷차림의 중년 사내가 냉큼 다가와 커피잔을 들고 훌쩍 마셨다. 식탁에 남은 빵 조각도 그의 입으로 들어갔다.
맞은편 레닌그라드(상트 페테르부르크)역. 러시아 제2도시이자 푸틴, 메드베데프 등 두명의 전·현직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오가는 기차역이다. 대통령을 내리 배출한 곳을 오가는 열차답게 이 역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가(油價) 상승으로 오일달러가 유입되면서 이 역을 중심으로 세태를 반영한 농담이 쏟아졌다. '피테르파'(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가 정·관계를 장악하면서 이곳 출신은 러시아어를 할 줄만 알면 모스크바에서 일자리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역사(驛舍) 안을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지저분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하고 혼자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 지방에서 올라온 실업자들이다.
승강장으로 접근하려던 청년은 경찰이 다가오자 승객들 틈으로 잠시 사라졌다. 다른 청년은 승객 대기실로 가려다 역무원에게 제지당했다. 경찰이 자리를 뜨자 그들은 어디선가 다시 나타났다. "단속 경찰이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니콜라이 카체프(43)는 "니체보(전혀)" 라고 답했다.
- ▲ 러시아에서는 실업률이 8.5%까지 급증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으며, 모스크바 등 대도시에는 실업자들이 노상에서 중고품들을 내다파는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 로이터
역무원은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10년 전과 비슷한 모습"이라며 "2000년대 초 잠시 길거리 아이들이 역사 주변에서 구걸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 수년 동안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러시아는 고용사정이 악화되면서 사상 최대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방통계청에 의하면 2월 말 실업자 수가 640만명으로 1월보다 140만명이 늘어났다. 실업률도 가파르게 올라 8.5%다. 덩달아 실업자들의 구직도 치열하기 그지없다.
최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실시한 러시아 현지직원 2명 모집에 200여명이 몰렸다. 서기원 팀장은 "지난해 초임 1500달러 정도에 2명을 채용할 때 15명이 지원했고 그나마도 임금이 적다며 대부분 발길을 돌렸지만 올해는 모두가 일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실업자의 배출구는 철밥통으로 알려졌던 국영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은행을 통한 자유로운 자금 차입으로 부족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갔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15%대로 인상하자 인건비를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옛 소련 때부터 노동력과 지방 균형화와 특화 정책으로 설립한 대규모 콤비나트(복합공장)의 경영난이 가속되면서 단일 콤비나트에서 수만명에 이르는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이미 우랄지역과 모스크바 근교 콤비나트에서는 수만명이 실직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모스크바에서 100㎞ 떨어진 엑렉트로고르스크의 가구 공장은 700여명의 직원이 100여명으로 줄었다. 여기에서 평생 일해온 드미트리 페트렌코(59)는 "젊은이들이 어디서 일자리를 구해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며 "그들은 모스크바나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노동법에는 구조조정을 할 경우 두달 월급을 주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실업자들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집단행동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연초 구조조정 대상자들이 대도시로 몰려들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이 와중에서 대형 자동차회사 아브토바즈의 파산설이 나돌자 푸틴이 나서 자금지원책을 밝히며 위기를 잠재운 것도 갈수록 확대돼가는 대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인 단속이라는 강경카드도 뽑아들었다.
외국인에 대한 노동 허가서 발급을 제한하고 대신 러시아인들을 외국인 회사에 채용시키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노동 허가서란 외국 기업 주재원을 포함해 외국인들이 러시아에서 합법적인 노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모스크바에서의 외국인 노동허가 쿼터를 지난해 50만명에서 25만명으로 축소했고 발급 기준도 강화했다. 러시아어에 능통한 현지 전문가 수준이라도 담당업무를 하고 있는 이민청을 찾아가 노동허가서를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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