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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그리워-Rindu A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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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지만 화끈한 맛은 일품
  2006/09/28 00:50
한상재      조회 1355  추천 1

우리나라에선 고추가 1년생 작물에 속하나 열대지방에선 다년생 식물이다. 다년생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은 1년 동안 고추를 따고 나면 생산성이 저하되어 뽑아 버리고 다시 심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고추는 그저 1년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필자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라는 고추는 벌써 1년을 넘었으나 아직도 계속 꽃을 피워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추를 음식에 많이 넣어 먹는 것처럼 열대지방 사람들도 우리에게 질세라 모든 음식에 고추를 듬뿍 넣어 맵게 먹는 편이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맵게 먹는 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역적으로 좀 다른 면도 있기는 하다. 즉 수마트라(Sumatra)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맵게 먹는 편이라면 자바(Jawa)섬 사람들, 특히 족자카르타(Jogjakarta) 사람들은 매운 것보다는 단 것을 더 즐겨 먹는 편이다.

 

 

(벼를 베어낸 논에다 고추를 건조시키는 상태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고추는 원래 남미가 원산지다. 또 학문적으로는 고추를 Capsicum annum 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추를 넣은 김치를 매일같이 먹고 있지만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른다. 고추 꽃은 흰색으로 곁가지 바로 밑에 매달리듯 피어나는데 수줍은 듯 언제나 땅을 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색깔도 소복같이 아주 흰색인데다 다소곳하게 하단부를 행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 누님들이나 어머니의 단아한 모습과 비슷하다.

 

인도네시아도 고추는 가격이 좋은 편이어서 많은 농민들이 매년 재배하는 작목이다. 그러나 고추는 한번 심었던 땅에 계속해서 재배를 하게 되면 고추가 익어갈 때 우수수 떨어지는 병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연작을 피하라고 한다. 하지만 건기철(Dry Season)에 접어들면 아예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우리나라 농촌에서만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비가 많이 오는 8월부터 고추를 수확하기 때문에 고추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추의 종류는 참 다양하다. 우리나라도 근 100여 종이나 되는 종류가 있지만 최근엔 종묘기술이 발달되어 대부분 종자는 같은 특성을 가진 종자지만 생산지를 달리한다. 생산지에 따라 청양고추니 영양고추니 하는 이름이 붙는다. 열대지방 나라들도 최근엔 각국의 종묘기술을 도입하여 종자를 생산하고 재배하기 때문에 대만고추니 일본고추니 하는 종자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고추의 품질이나 크기 등이 우리나라 고추와 비슷한 게 많다.

 

 

(논과 받은 온통 고추를 말리느라 바쁘다)

 

예전엔 열대지방 고추라 하면 작고 매운 것을 연상했다. 특히 월남전에 참전했던 분들이 가져왔던 월남고추는 정말 맵고 작았다. 인도네시아도 작은 고추부터 크고 굵은 고추까지 다양한 종류가 생산되고 있다. 작고 매운 고추는 국수나 튀김 종류의 음식을 먹을 간장에 잘게 썰어 넣어 맵게 먹는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최근엔 라면에도 고추가 들어가고 삶은 국수나 심지어 햄버거 혹은 켄터키 치킨(KFC)까지 고추장 비슷한 칠리소스를 찍어 먹는다.

 

따라서 고추의 수요는 당연히 높고 가격도 좋은 편이다. 그러니 농민들이 고추농사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고추는 우선 비옥한 땅을 좋아한다. 그러나 배수가 잘 되지 않는 곳에선 생리적 장애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조금은 모래가 섞여 배수가 잘 되고 햇빛이 많이 드는 양지바른 비탈밭이 적지라 할 수 있다. 그늘이 많이 지는 곳은 피해야 한다. 재배하는 온도는 열대지방에서도 잘 자라는 것을 보면 30 C 내외면 문제가 없을 것이나 고랭지에 더 잘 자라는 것을 볼 때 그저 25C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여진다.

 

고추는 고추열매 자체를 먹기도 하지만 풋고추도 즐겨 먹는 편이다. 우리나라에선 잔잔한 고추 잎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기도 한다. 특히 풋고추는 멸치 등과 함께 조림을 해 두고 밑반찬으로 즐겨 먹는다. 결국 우리가 먹지 못하는 것은 고추 줄기뿐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줄기나 잎은 먹지 않는다. 단지 붉은 고추만을 먹고 있다. 그것도 우리처럼 고추장을 숙성시켜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고추를 갈아 단 것을 좀 섞고 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해 병에 담아두고 먹는다. 시중에도 삼발(Sambal)이라 하여 많이 나오고 있다.

 

고추가 매운 맛을 내는 것은 캅사이신이라는 물질이 있기 때문이란다. 고추의 학명에서 따온 이 매운 성분은 그런대로 인간에게 유익한 면도 있다고 한다. 그냥 매운맛만 내서 우리의 혀를 일시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아니고 중풍이나 신경통 등의 치료에 쓰인다는 것이다. 매운맛으로 치면 열대지방의 작은 고추가 그만이다. 우리나라 고추가 은근히 매운맛을 오래 지속하는 것과 달리 아주 강렬하고 매운 맛을 높게 내면서도 오랫동안 지속하지 않는다. 이 매운 맛이 국수나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마치 고기를 먹을 때 타바스코를 찾는 것처럼 말이다.

 

 

(다 건조된 고추를 모아 꼭지를 따고 선별하는 모습입니다)

 

지금은 자바(Jawa)섬 전체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산중이나 저지대에선 고추 농사가 피크로 붉게 물든 고추를 연일 도시로 실어내 말리고 있다. 건조하는 시설도 별도로 만들 필요도 없는 것은 아예 비가오지 않고 건조하기만 하니 그냥 논이나 밭에 펴 말리고 있다. 고추농사를 많이 짓는 중부자바와 서부자바 중간지대, 꾸닝안(Kuningan)이란 지방을 둘러 봤다. 이 지역 외에도 찌레본(Cirebon), 뜨갈(Tegal), 브레베스(Brebes), 뻐깔롱안(Pekalongan) 등이 대규모 고추농사 지대다. 건기철(Dry Season)이 한창이면 하루에 평균 3톤의 고추를 한 중간 고추 수집상이 논이나 밭에 펴 말린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말린 고추는 대규모 라면회사가 대부분 사가지만 생 고추는 삼발(Sambal)제조 회사가 구매하여 삼발(Sambal)을 만든다. 우리가 말린 고추를 가지고 고추 가루를 만들어 먹는데 반하여 중국인들은 말린 고추를 통째로 넣고 볶아 먹는다. 생 고추를 말리면 대개 20% 미만이 남게 된다고 하는데 80%정도가 수분으로 날아 가는 것이 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짜베라윗(Cabe Rawit)이라하여 간장에 작은 풋고추를 썰어 넣고 먹는데 화끈한 맛이 일품이라 할 수 있다.

 

자바(Jawa)섬의 고추재배 대규모 농업단지를 지나면서 고추에 대하여 적어 보았다.

 

린두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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