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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영어보다 '생각의 국제화'가 우선
  2008/06/17 10:05
카페진      조회 298  추천 0

장대익·동덕여대 교수(과학기술학)

 

▲ 장대익

박사과정 시절에 영국에 잠시 연구차 갔을 때의 일이다. 꾸준히 참석했던 한 세미나의 좌장이 내 연구 결과를 모임에서 발표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세계적인 학자들이 참여하는 모임이었기에 나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 후회가 밀려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버벅거리는 영어가 맘에 걸렸다. 고민 끝에 조심스레 이메일을 보냈다. "부족한 영어 때문에 발표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정 그렇다면 다음 기회에 해라"는 답을 은근히 기대했던 나는 짧은 답장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네 영어가 아니라 네 생각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나는 생각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내 국제화의 절실한 과제임을 깨달았다.

대학가에도 영어 광풍이 한창이다. 영어강의 가능자라야 교수 지원서를 낼 수 있는 대학도 늘고 있고 영어강의 비율이 대학 평가의 중요한 지표가 된 지도 오래다. 그러다 보니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 중 독학으로 한 학기를 마치거나, 영어가 불편한 교수들 중 갑자기 실어증에 걸린 듯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생각의 국제화'를 위해 이런 몸살을 앓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더 뻗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영어 때문이 아니라 생각의 수준이 한참 뒤처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영어 실력이 문제의 핵심이란다. 영어를 잘한다고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가? 생각과 기술의 탁월성이 관건이며, 요즘 그것이 부족해 힘들어하고 있는 것 아닌가?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고 싶다면 뛰어난 '생각'들이 토론되는 강의실부터 만들자. 그게 한국어든 영어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16/20080616016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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