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의 딱한 현실은 몇 년 전에도 알려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2002년엔 예산부족으로 프랑스군 헬기 전력의 50%, 공군 전력의 40%, 해군 전력의 50%를 운용하지 못해 더 이상 선진국 군대로 불리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17척의 신형 함정 건조 예산 확보가 어려워지자 프랑스 국방부는 한때 민간은행에서 20년간 장기 대출을 받아 군함을 건조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었다.
프랑스군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국방개혁의 문제점들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는 1997년부터 2015년까지 3단계로 국방개혁을 추진해왔다. 1단계(1997~2002년)에선 우선 병력을 줄이고 징병제 대신 지원병제(모병제)를 도입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신형 무기를 도입하기 위한 국방예산 증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형무기 도입은 물론 기존 무기를 제대로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단기간 내에 무리한 병력감축(50만→35만명)으로 보병 전투력이 크게 손실됐고, 모병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전력증강이 더 어려워졌다. '선(先) 병력감축, 후(後) 전력증강' 방식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프랑스식 국방개혁으로부터 우리 군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만들어진 우리 군의 국방개혁 계획인 '국방개혁 2020'은 프랑스를 모델로 한 것이었다. 국방개혁 2020은 오는 2020년까지 병력을 68만명에서 50만명으로 줄이는 대신, 총 621조원의 국방비를 투자해 첨단 무기체계 중심의 선진국형 군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방부에선 프랑스를 무조건 모방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정에 맞게 바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프랑스의 전철을 밟을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